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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 사진과 글

어머니와 아내

by 보덕봉 2009. 8. 5.

어머니와 아내

 

      어머니는 거의 모든 물건을 살 때 시장으로 가고 싶어하고, 아내는 거의 모든 물건을 백화점으로 가고 싶어한다 어머니는 파 한 단을 살 때 뿌리에서 흙이 뚝뚝 떨어지는 파를 사고, 아내는 말끔하고 예쁘게 다듬어 놓은 파를 산다

어머니는 생신날에도 그냥 집에서 한끼 때우자 하고, 아내는 생일날이면 분위기 좋은 데 가서 외식을 하자고 한다 어머니는 나이가 들어도 아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지만, 아내는 가끔 어머니의 생신을 잊어 버리고 넘어 갈 때가 있다 어머니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상추를 가꾸며 살고 싶어하고, 아내는 아파트에서 분재나 난을 바라보며 살고 싶어한다

       
      
      
          혹시 시간이 나거든 어머니의 옷장과 아내의 옷장을 각각 들여다 보라 어머니는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저고리를 장롱 밑바닥에 두고두고 보관하지만, 아내는 3년 전에 산 옷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퐁당퐁당 하늘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