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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고승의 글모음

불기자심(不欺自心)

by 보덕봉 2021. 9. 18.

불기자심
(不欺自心)

- 원택 스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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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 스님

▶1971년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하고 고시 공부를 하던
한 청년이 가장 친했던 친구가
출가해서 해인사 백련암에 있다고 하여 그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성철 스님 (1912~1993)을 뵙게 되었다.

대화 끝에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하고
부탁을 했다.
그러자 큰스님은 대뜸 부처님께
만 배를 올리라고 하셨다.

삼 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속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와? 좌우명이 그래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그러자 청년은 무언가 깨달음을 얻어 그 길로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성철 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꼬박 20년을 곁에서 모셨던
‘원택 스님’ 이야기 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는
본래 성철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 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로 걸려 있다.

한때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산은 산, 물은 물’과 함께
성철 스님의 ‘불기자심’ 은
서릿발 같은 자기 성찰과 실천을 강조하는 죽비소리로 세상에 남았다.

※조선 명종 때 문신 이었던
‘임권’ 의 좌우명이 ‘독처무자기
(獨處毋自欺)’였다.
즉, ‘홀로 있는 곳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마라’ 라는 뜻이다.
유교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에서는 이를 ‘신독(愼獨)’
이라고 했다. 역시 홀로(獨) 있을 때 삼가야(愼)한다’는 뜻이다.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김집은 호(號)가 ‘신독재(愼獨齋)’였다.
그의 묘비에는 ‘혼자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에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참으로 무서운 다짐이고 당당한 자기 확신 이다.

성경의 ‘갈라디아서 (6장7절-8절)’
에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 있다.
‘자신을 속이지 마라.
하느님은 조롱을 받지 않으시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둘 것이다.’

설교 제목으로 많이 쓰이는
‘심은 대로 거두리라’가 여기서 나왔다
.......
팔공산 정상에서 흘러가는 구름과 삼라만상을 바라보면서
........
특히  지도자가 거짓말을 예사로 하고도 낯짝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또 오늘의  내로남불! 표리부동! 안하무인! 인면수심! 후안무치! 양두구육! 적반하장! 억지춘향! 종횡무진! 철면피! 들의
무법천지를 만들어버린 횡포는 차마 눈을 뜨고 못볼 지경인 현실을 비롯하여 세간에 사람들의 의식상태를 보면서, ‘불기자심
(不欺自心)’의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팔공산도사 청정산인 법호 합장